영화를 이용한 영어 학습은 고급자 수준의 단계이다. 보통의 경우 이씨는 영화 이전 단계부터 학습하기를 권한다. 첫 단계는 바로 영영사전필사(英英辭典筆寫)다. 즉, 영영사전의 설명과 예문을 베끼는 것이다. 여기서 사전은 단어의 발음을 들을 수 있는 CD가 딸린 영영사전이다. 적당한 수준의 사전은 미국의 어린이용 영영사전이다. “어린이용 영영사전에 나온 쉬운 단어 설명과 예문의 필사를 끝내면 아마 스스로 놀라서 비명을 지를 것”이라고 이씨는 말한다. 다만 이 사전도 어렵다면 이보다 더 쉬운 유치원용 영영사전부터 필사하라고 조언한다.
두번째 단계는 책필사(冊筆寫)다. 동화, 스토리북, 산문집 등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필사한다. 이렇게 하면 영어 단어의 정확한 사용과 어법을 자동적으로 익히게 된다. 가령, ‘무덤’은 영어로 grave 또는 tomb이다. 그러나 ‘그는 자신의 무덤을 팠다’를 영어로 옮길 때 He dug his own grave라고 하지 He dug his own tomb라고 하지 않게 된다. grave를 ‘a hole dug in the ground where a dead body is to be buried’(시체를 묻기 위해 땅에 판 구멍)라고 필사한 학습자라면 당연히 grave를 선택하게 된다.
세 번째 단계에서 비로소 영화를 이용한다. 이씨는 “영영사전 필사나 책필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보면 발전은 있으나 더디고 힘들다”고 한다. 우선 이미 본 영화나 책을 통해 내용을 어느 정도 아는 영화의 DVD를 준비한다. 이씨는 자막없이 보기→국문 자막 보면서 내용 이해→영어 자막으로 보기→무자막 보기다. 이씨는 이 과정에서 영어 자막을 확인할 때는 한 문장씩 ‘필사’할 것을 권한다. 나중에 무자막 필사가 가능한 단계가 된다. 이런 식으로 몇 편만 하면 처음 보는 영화도 굳이 필사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게 된다